금 세공업자에게 신뢰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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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고2 모의고사 31번 (오답률 5위)

​31. The English political scientist John Stuart Mill realized that it is not only within the goods market that a lack of competition is able to push prices up. Monopoly effects can also emerge in the labor market. He pointed to the case of goldsmiths, who earned much higher wages than workers of a similar skill because they were perceived to be trustworthy ― a characteristic that is rare and not easily provable. This created a significant barrier to entry so that those working with gold could demand a monopoly price for their services. Mill realized that the goldsmiths’ situation was not an isolated case. He noted that large sections of the working classes were barred from entering skilled professions because they entailed many years of education and training. The cost of supporting someone through this process was out of reach for most families, so those who could afford it were able to enjoy wages far above what might be expected.

31. 영국의 정치 과학자 John Stuart Mill은 경쟁 부족이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유일한 곳이 재화 시장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독점 효과는 노동 시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그는 금 세공업자의 사례를 지적했는데, 그들은 유사한 기술을 갖고 있는 노동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신뢰할만한 사람 으로 여겨졌기 때문인데, (이것은) 드물고 쉽게 증명될 수 없는 특성이다. 이것은 상당한 진입 장벽을 만들어서, 금을 다루는 장인들은 그들의 수고에 대한 독점적인 가격을 요구할 수 있었다. Mill은 금 세공업자의 사례만이 유일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는 상당 부분의 노동자 계층이 전문직으로 진입하는 것이 제한되었다는 것을 주목했는데, 왜냐하면 그것들은 상당 기간의 교육과 훈련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누군가를 뒷바라지 하는 비용은 대부분의 가정에는 감당하기 힘들어서, 그럴 여력이 있는 사람들만이 예상되는 것보다 더 많은 임금을 누릴 수 있었다.


한국 학생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경제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지만 아직까지 돈을 ‘밝히는’ 건 금기시되는 분위기가 남아있습니다. 특히 자녀들이 돈보다는 적성에 맞는 직업탐색이나 학업에 매진하길 바라지요. 학교에서도 경제는 피상적으로 다룰 뿐입니다. 문제 출제자도 그 점을 노린 것이겠지요. 영어 모의고사에는 경제, 철학, 종교 등등 학생들이 학교에서 깊이 있게 배우지 않고 평소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는 주제에 대한 지문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상당히 애를 먹습니다.

위 지문은, ‘독점은 상품시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에서도 발생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신뢰를 쌓은 금 세공업자는 같은 기술을 가진 다른 세공업자 보다 높은 진입 장벽을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지문의 내용은 어렵지 않지만 금 세공업자라는 직업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참으로 생소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금 세공업자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경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은행과 대출’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이 바로 금 세공업자입니다. ‘EBS 다큐 프라임 – 자본주의’에서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EBS 다큐 프라임 – 자본주의

16세기 영국의 도시들에서 때때로 또는 자주 있었던 일입니다.

이때는 금이 돈이었습니다. 그런데 금은 무거웠지요. 금 세공업자는 금을 휴대하기 편리하게 금화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관하기 위해 금고를 마련했지요.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한 귀중한 금을 보관하기 위해서 금 세공업자의 금고를 빌렸습니다. 그러면 금 세공업자는 보관증을 써주었지요. 보관증만 가지고 오면 언제든 금을 내주겠다 하는 뜻입니다. 물론 보관료도 받았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 사이에서는 금화 대신 보관증이 돌아다녔습니다. 금화보다 훨씬 가볍고 언제든 금 세공업자에게 가서 주면 다시 금화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었죠.

그것을 본 금 세공업자는 깨달았습니다.

금 세공업자는 재치를 발휘합니다. 사람들이 맡겨놓은 금화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기로 하죠. 대출이 잘 갚아지는 한 아무도 눈치챌 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금 세공업자는 고객의 금화를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출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대출하면서 받은 이자로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금 세공업자가 갑자기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수상하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곧 자신들의 금화로 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사람들은 금 세공업자에게 가서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금 세공업자는 제안을 합니다. “당신의 돈으로 대출을 해서 이자를 받으면 그것을 나누어 주겠다.” 사람들은 괜찮은 거래라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금 세공업자도 걱정이 없습니다. 대출이자가 항상 예금이자보다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금 세공업자는 더 욕심이 생겼습니다. 다시 머리를 썼죠.

금 세공업자는 금고에 있지도 않은 금화를 마음대로 빌려주기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금 세공업자가 없는 돈을 만든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죠. 어떻게 그걸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렇게 있지도 않은 금화에 이자 수입까지 벌어들이다 보니 어느새 금 세공업자는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은행업자로 대변신을 하게 됩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금 세공업자를 의심하기 시작했죠. 갑자기 몇몇 부유한 예금주들이 은행에 나타나서 그들의 금화를 모두 가져가버렸습니다. 뒤늦게 금화를 찾으러 온 사람들이 보관증 대신 금화를 내놓으라 했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죠.

있지도 않은 금화까지 빌려줬으니까요. 바로 뱅크런이 일어난 것입니다. 은행에 돈을 맡긴 사람들이 한꺼번에 돈을 인출하는 현상, 뱅크런. 현대에도 아무리 건전한 은행일지라도 뱅크런이 일어나면 망하게 되어있습니다.